섬세하고 정교한 사운드 -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은 참으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엘락의 북쉘프 스피커이다. 엘락 북쉘프 스피커의 실질적 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는 Elac (엘락) BS312의 사운드를 워낙 마음에 들어 했었기 때문에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 북쉘프 스피커의 입고는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였다.

엘락 스피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색상이 그레이 또는 블랙 색상이지만 오늘 마주한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은 눈처럼 하얀 화이트 색상이다. 검은색의 유닛들은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글로스 마감의 인클로저는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트위터는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JET5 트위터이다. 엘락 스피커라면 당연히 JET 트위터가 달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만큼 엘락 스피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된다.

미드 우퍼는 알루미늄과 페이퍼의 샌드위치 소재 유닛인 AS 미드 우퍼이다. AS 미드 우퍼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다이내믹하며 기민한 반응의 스피드 있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다.

스펙으로 확인한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이 구현해 내는 주파수 대역대이 41-50,000 Hz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작은 크기의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 북쉘프 스피커가 소화할 수 있는 사운드의 한계치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공칭 임피던스가 4옴이고 최저점이 3.2옴, 그리고 감도가 85dB인 것을 감안한다면 소위 이야기하는 앰프 밥은 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앞, 뒤, 좌, 우를 살펴보아도 후면 포트를 가지고 있었던 기존 모델들과는 달리 베이스 포트가 보이지 않는다. 밑 받침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니 밑 받침이 단순히 스피커의 밑 면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래 방향을 향하고 있는 덕트를 위한 것이었다.

다운 파이어링 형태의 덕트 덕분에 세팅에 있어서 뒤 공간과의 관계를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고 조금 더 무게감 있는 저음을 기대해 볼만하다.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는 바이 와이어링을 지원하고 있고 브리지 부분은 커버 처리하여 부식에 대비하고 있다.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의 사운드를 경험해 보기 위해서 Cambridge Audio (캠브리지오디오) EVO75에 연결하여 몇 곡 청음을 해 보았다.

Toto - 'Rosanna'

첫 드럼 파트의 울림은 듣기 좋은 밸런스로 다가온다. 중저음 역의 양감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톨보이 스피커들과 비교하자면 부족하다고 느끼겠지만 굳이 비교를 하지 않는다면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이며 적절한 밸런스이다. 기분 좋은 하이헷의 찰랑임과 스네어 드럼의 개방감은 계속 볼륨을 올려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처음 음악을 듣기 전 스위트 스폿을 잡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Cowboy Bebop OST - 'Tank'

무대가 넓게 펼쳐지면서도 정위감이 상당히 좋아 악기의 위치들이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브라스의 사운드는 시원스럽게 개방감이 있지만 힘 있게 찌르면서 뻗는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하다는 느낌이다. 얼음을 거칠게 갈아 놓아 얼음 알갱이가 씹히는 느낌보다는 곱게 갈아 놓아 바로 녹는 느낌이라 볼 수 있겠다. 색소폰의 사운드는 부담이 없으면서 생동감이 넘친다. 전체적인 반응이 민첩하여 곡의 스피디함을 잘 살려준다.

Glinka - 'Ruslan and Lyudmila, 'magic' opera in 5 acts, G. xiv; Overture'

무대가 넓게 펼쳐지는 만큼 대편성의 곡에서 북쉘프 스피커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스케일을 보여준다. 해상력이 훌륭하여 악기 각각의 소리를 분리해서 듣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고 밸런스가 우수하여 악기 전체를 아울러 곡 전체에 집중하기에도 좋다.

현의 사운드는 부드럽고 섬세하고 관악 파트는 중후하고 진중하다. 미묘한 강약 조절의 대처는 능수능란하다. 무엇보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저음역의 양 깊이감이 잘 살아있다. 이 부분은 텔락사의 음반 특색에 의한 것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Elac (엘락) Solano (솔라노) BS283은 청음 하는 내내 정교하면서 세련된 음색을 들려주어 엘락의 음색을 잘 계승하고 있었으며 넓게 형성되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귀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청량감 있으면서 부드러운 음색에 부족하지 않은 중저역의 양감은 조금 더 다양한 장르를 무난히 소화해 주기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큰 메리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